본문 바로가기
책/소설

망내인 by 찬호께이

by Hygge_! 2020. 1. 5.
반응형

평점 : 5/5

한줄평 : 찬호께이, 더 마스터피스. 괜히 유명한 게 아니다. 인터넷 세계의 어두운 한 단면을 소름 끼치도록 묘사한 추리소설. 강추!

 

여러분, 평점은 거짓말 하지 않습니다 / yes24 캡처

 

평소 중화권? 소설에 대해 크게 흥미가 없었다. 편견이긴 하지만 모든 내용이 왠지 중화사상으로 수렴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선뜻 도전하기 어려웠다. 또 중국 특유의 인명, 지명 등이 익숙지 않아서 몰입에 방해가 되기도 했다.

 

손이 안가던 와중에, 주변의 강력한 추천을 듣고서 찬호께이의 소설을 접하게 되었다. 홍콩 출신의 작가가 홍콩을 배경으로 글을 써서 그런지 중화권 특유의 느낌은 많이 없었다. 그래서 읽는 데 부담감이 적었다(물론 인명은 아직도 낯설긴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매우 잘 짜인 스토리를 담백하게, 속도감 있게 잘 표현해낸 점이 취향에 꼭 맞았다.

 

찬호께이는 홍콩 출신의 추리소설 작가이다. 홍콩을 배경으로 많은 소설을 써왔다. 망내인도 그중 하나다. 가상의 인터넷 세계와 현실의 홍콩 세계가 크로스오버하는 순간을 절묘하게 잘 포착해내었다. 홍콩을 한 번이라도 방문한 사람이라면 익숙한 지명과 풍경 묘사로 또 다른 몰입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망내인 초반부를 읽는 동안에는 내가 다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였다. 인터넷 세계의 헛된 소문에 기반한 마녀사냥과 인신공격,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과정을 소름 끼치도록 잘 묘사했다. 그 와중에 떡밥을 어찌나 세심히 배치해두었는지... 마지막에 절묘하게 주워 담는 게 또 기가 막히다.

 

찬호께이란 이름이 괜히 믿고 보는 보증수표가 아님을 여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망내인 이후로, STEP, 13.67 등 찬호께이의 소설을 닥치는 대로 찾아 읽어보고 있다. 행복하다^오^

 

Key Story

주인공이자 탐정인 '아녜'가 의뢰인 '아이'를 도와서 인터넷과 현실 세계에서 벌어진 사건의 전말을 파헤치고 복수하는 이야기. 우울→두근두근→통쾌→찝찝함→반전과 상쾌한 마무리. 퍼펙트하다.

 

매력 포인트

두툼하다(700페이지!). 재밌는데 두툼하다. 무슨 말이 필요한가?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 파트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 색다른 재미를 보장한다. 

1. 아이가 동생 샤오원을 죽인 범인을 찾는 이야기. 전형적인 추리소설의 느낌을 선사한다.

2. 찾아낸 범인에게 복수하는 이야기. 복수의 과정은 통쾌하고 결말은 달콤하다.

 

 

 

-직접적인 스토리 및 반전에 대한 리뷰가 있습니다. 주의해서 읽어주세요^^!-

 

.

..

...

....

.....

 

등장인물

  • 아이 : 여주인공? 샤오원의 언니
  • 샤오원 : '무고한 사람을 성추행범으로 몰았다 & 평소 행실이 나쁜 불량소녀'라는 인터넷 게시글과 악플을 견디다 못해 자살함
  • 아녜 : 남주인공? IT 기술로 무장한 천재 탐정, '긱(Geek)'한 모습 외에 또 다른 얼굴을 갖고 있다. 아이의 의뢰를 받고 사건 해결에 나선다.
  • 스중난 : 스타트업에 다니는 프로그래머. IT 지식에 해박하다. 동생 두쯔위를 을 도와서 샤오원을 자살로 몰았다
  • 두쯔위 : 스중난의 여동생. 같은 반 학우인 샤오원을 모종의 이유로 증오하게 되었고, 오빠의 도움을 받아 악성 글을 작성해 샤오원을 자살로 몰았다.

핵심 스토리라인

<파트 1. 아이가 동생 샤오원을 죽인 범인을 찾는 이야기>

  • 아이의 동생 샤오원은 인터넷의 악플을 견디다 못해 삶을 마감한다. 그녀가 무고한 사람을 성추행 범인으로 몰았고, 그녀의 평소 행실이 불량하다는 글이 인터넷을 타고 삽시간에 펴지면서 그녀의 불행은 시작되었고, 자살로 귀결되었다. 샤오원의 언니 아이는 그러나 이 현실을 그대로 인정할 수 없었다.
  • 아이는 우연한 길로 천재 탐정 아녜를 만나게 되고 사건을 의뢰하게 된다.
  • 시니컬한 데다가 방구석 히키코모리 같은 느낌을 물씬 풍기는 아녜는 처음에 튕기다가 갑자기 사전에 흥미를 보인다. (이게 다 이유가 있다)
  • 탁월한 IT 기술과 지식을 바탕으로 악성 게시글을 작성한 배후에 두 명의 존재가 있음을 밝히고 그중에 한 명은 샤오원의 학교 친구임을 알아낸다. 이후 갖가지 트릭과 함정으로 여러 동급생을 테스트한 끝에 두쯔위와 그 오빠 스중난이 범인임을 밝혀낸다.

 

<파트 2. 범인에게 복수하는 이야기>

  • 두쯔위에게 복수의 칼을 겨누는 아이. 동생 샤오원이 당한 것과 똑같이 인터넷을 활용해 두쯔위를 압박한다. 정신적으로 구석에 몰린 두쯔위는 악성 댓글에 시달리며 고통스러워하다가 샤오원과 마찬가지로 자살을 선택하려고 하는데...
  • 그러나 아이는 이 복수극에 숨겨진 원인이 있었음을 깨닫게 되고 복수의 칼날을 거두게 된다(두쯔위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데 샤오원도 의도치 않게 기여했었다). 덕분에 가까스로 목숨을 구하게 된 두쯔위. 그러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마지막 반전이, 정말로 통쾌한 반전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 모든 일의 시발점이었던 성추행 사건. 샤오원을 성추행했던 범인은 따로 있었다. 바로 스중난! 재능은 있었지만,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던 그는 성추행, 원조교제, 미성년자 착취 등으로 본인의 일그러진 성욕과 권력욕을 뒷 세계에서 맘껏 표출하고 있었다. 겉으로는 여동생 두쯔위를 지고지순 아끼고 사랑하지만 뒤로는 그 또래의 여학생들을 착취하면서 주인 노릇하고 있었다(마치 현실세계에서 아내와 딸에게 착한 가장 역할을 하지만 뒤에선 온갖 파렴치한 짓은 다하는 어떤 사람들을 떠올리게 한다)
  • 이 모든 전말을 처음부터 눈치채고 있던 아녜는 그의 제2의 신분 스투웨이(탁월한 IT 사업가이자 업계에서 끝내주게 유명한 인사)를 활용해 스중난에게 접근하여 물밑 작업을 벌였다. 마지막 클라이맥스에서 스중난을 함정에 몰아놓고, 그가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을 만치의 대미지를 주었다. 스중난은 바로 깜빵으로 직행!
  • 그리고 그 끝은 로맨스 코미디처럼 훈훈한 결말. 왠지 아녜와 아이는 잘 어울리는 커플 느낌이 났다. 정말 제대로 취향저격이었다. 후후.

책 소개

진실을 분별하지 못하는 시대
우리는 모두 ‘네트워크에 사로잡힌 사람들’

『13·67』로 한국 추리소설계를 뜨겁게 달궜던 찬호께이가 700쪽이 넘는 대작을 들고 돌아왔다. 『13·67』 이후 이 작품에 2년간 심혈을 기울인 찬호께이는 더욱 성숙해진 서사, 교묘하고 정밀한 구성, 독자의 마음을 파고드는 묘사로 우리 앞에 다이아몬드처럼 찬란한 걸작을 데려왔다. 그가 짜낸 촘촘한 그물망은 우리를 가두고 힘껏 발버둥 쳐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 이번 작품의 제목은 『망내인』, 우리 식으로 풀자면 ‘네트워크 인간’이다. 이야기의 무대는 『13·67』과 마찬가지로 홍콩. 다만 『13·67』이 홍콩의 역사를 2013년에서 시작해 1967년까지 역순으로 밟아나갔다면 이번 『망내인』은 2015년도에 일어난 사건을 다룬다. 그리고 그 사건은 지역과 나라를 뛰어넘어 동시대성을 확보한다. 바로 우리 모두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인터넷상의 인격 모독, 악성 댓글, 비방과 악소문 등에 뿌리를 둔 것이기에. 

추리소설의 각도에서 볼 때, 이 작품은 본격미스터리 계열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탐정 역의 주인공 아녜(阿涅)는 탐정이 갖춰야 할 모든 특징을 갖췄다. 이야기의 흐름 역시 ‘미스터리(소녀의 자살)→숨겨진 범인(kidkit727)→사건 조사→진실’이라는 전통적인 순서를 밟는다. 그러나 이 작품은 사건의 진실을 찾아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미스터리→조사→진실’이라는 흐름이 끝난 뒤에 다시 복수(이지만 범죄)가 이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작품은 형식상 본격미스터리에 속하는 한편, 범죄소설의 면모도 띤다. 

『망내인』의 주제는 ‘인과응보’와 ‘원한’, 그리고 ‘복수’이다. 이야기 속 인물들은 인과응보라는 말에 코웃음을 치기도 하고 악행에는 징벌이 따른다고 굳게 믿기도 한다. 운명을 믿지 않는 사람이라 해도, 스스로 해온 행동의 결과는 차곡차곡 쌓여서 자신에게 돌아간다. 원한 역시 이 작품의 중요한 요소다. 원한이란 무엇인가? 왜 복수를 하려 하는가? 복수는 의미 있는가? 작가는 “용서는 아름다운 행위라는 식의 공허한 이야기를 하며 복수를 포기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주장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해’와 ‘용서’를 혼동한다. 우리는 악행을 저지른 사람을 용서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악행의 동기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것 역시 일종의 어리석음이라고 작가는 힘주어 말한다.

 

저자소개

홍콩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홍콩 중문대학 컴퓨터과학과를 졸업한 뒤 재미삼아 타이완추리작가협회 공모전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추리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타이완추리작가협회 해외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8년 추리동화 「잭과 콩나무 살인사건」으로 제6회 타이완추리작가협회 공모전 결선에 올랐고, 다음 해인 2009년 후속작 「푸른 수염의 밀실」이 제7회 공모전에서 1등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장편 추리소설 『합리적인 추론』, 단편 SF소설 「시간이 곧 금」 등으로 타이완의 대중문학상을 여러 차례 받았다. 2011년 『기억나지 않음, 형사』로 제2회 시마다 소지 추리소설상을 받으면서 일본 추리소설의 신으로 불리는 시마다 소지로부터 “무한대의 재능”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2014년 발표한 장편 추리소설 『13·67』로 2015년 타이베이 국제도서전에서 대상을 수상, 세계 각국에 저작권을 판매하고 영화화 계약도 체결했다. 『염소가 웃는 순간』은 그의 최신 장편소설로, 장르적으로는 호러에 속하지만 수많은 트릭과 복선들이 결말에서 놀라운 반전으로 이어지는, 작가 특유의 치밀한 구성 능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 밖의 작품으로 『망내인』 『풍선인간』 『마법의 수사선』 『S.T.E.P. 스텝』(공저) 『디오게네스 변주곡』(근간) 등이 있다.

 

-Yes24 책 소개 및 저자소개 인용-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