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눈에 살펴보기 (제 2의 장미의 이름?)
책의 분야 | 소설, 미스테리, 지적 스릴러 |
한 눈에 살펴보기 |
롤랑 바르트의 의문사와 그의 품에서 사라진 비밀문서 <yes24 책소개 인용> |
Hygge의 평점/한줄평 _읽기전 | - |
Hygge의 평점/한줄평 _읽은후 | 4/5, 무슨 말인지 어렵지만, 뭔가 굉장히 있어보이고, 여러모로 두근거리게 만드는 책 |
추천 to | 추리소설 매니아, 나 언어학 좀 공부한 사람이야, 장미의 이름을 재미있게(?) 읽은 사람 |
비추천 to | 복잡한거 질색인 사람 |
같이 읽으면 좋은 책들 | HHnH, 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 |
읽은 후에 끄적끄적
읽은지 좀 되어서 내용이 긴가민가하지만...읽는 동안에 푸코의 장미의 이름을 읽는 듯한 즐거움을 느꼈다. 100% 이해한 건 아니지만, 어려운 실타래 한가닥을 끄집어내어 해석하고 풀이하고 이해하는 즐거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실존 인물이 잔뜩 등장하기 때문에 그들의 실제 삶과 작가가 그려낸 삶을 비교하면서 읽는 것도 또한 유쾌하다.
추리물을 좋아하지만 요새 많이 나오는 북유럽 스릴러, 일본식 미스터리 추리물에 질린 사람이라면 꽤나 재밌게 읽을 수 있으리라. 추리소설은 한 번 읽으면 땡인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의 경우 가끔씩 생각나서 시간만 된다면 다시 한 번 집어들고 쇼파에 비스듬히 누운채 한량처럼 읽어보고 싶다(회사 때문에 시간이 없는게 함정!).
서점별 평점을 알아봅시다^____^
구분 | Yes24 | 교보문고 | 알라딘 | 리디북스 | 평균 |
평점 | 9.2 | 9.3 | 9 | - | 9.1 |
평가자(명) | 24 | 3 | 26 | - | 53 |
*오호 전자책이 없어 아쉽지만...많은 이들에게 꽤나 수작으로 인정 받는 듯!
출판사 리뷰
롤랑 바르트가 죽었다. 아니, 살해당했다.
1980년, 프랑스의 저명한 기호학자이자 문예 비평가인 롤랑 바르트가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했다가 세상을 떠난다. 이것은 역사에 기록된 사실이다.
하지만 롤랑 바르트의 사고는 우연이 아니었다. 그는 살해당했다. 또한 누구에게도 말 못 할 비밀문서를 지니고 있었다. 너무나 강력하고 위험해서 세상 사람들로부터 숨겨야 했던 비밀, 바로 ‘언어의 7번째 기능’을 담은 문서였다.
중년 마초-자크 바야르와 풋내기 기호학자-시몽 에르조그의 톡톡 튀는 케미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 정보국 수사관 바야르. 그는 우선 롤랑 바르트의 주변 인물들 탐문에 착수한다. 하지만 대학가의 먹물들이 하는 말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한다. 결국 그는 뱅센 대학의 젊은 강사, 시몽을 ‘통역사’로 데리고 다니며 사건의 실마리를 추적하기 시작하고, 이 둘은 이내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소설 같은 사건들’에 휘말리게 된다.
성향이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 하나부터 열까지 티격태격하는 이 콤비가 과연 사건의 진상과 ‘언어의 7번째 기능’을 무사히 풀어낼 수 있을까?
원자폭탄보다 강력하다는 괴문서의 힘, 문서를 차지하려는 정치 세력들의 각축전
일찍이 소쉬르와 함께 언어학을 창시했던 러시아의 언어학자 로만 야콥슨은 언어의 6가지 기능을 정의한 적이 있다. 미처 발견하지 못했는지, 아니면 일부러 숨기려고 했는지 야콥슨은 언어의 7번째 기능을 확실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바야르를 수사관으로 파견한 프랑스 대통령 지스카르는 ‘언어의 7번째 기능’이 원자폭탄보다 중대하다고 단언한다. 수사 과정에서 바야르와 만난 이탈리아의 현인 움베트로 에코는 이 기능을 터득한 자가 세계의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한다.
이토록 강력한 비밀문서를 두고 정치인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재선을 노리는 대통령 지스카르, 야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 미테랑, 소련의 KGB 국장 안드로포프 등 당대의 정치인들이 은밀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68세대를 비롯한 20세기 지식인들이 모두 (가면을 벗은 채) 모였다.
주인공 시몽과 바야르는 수사 과정에서 수많은 지식인들을 만난다. 미셸 푸코, 자크 데리다, 질 들뢰즈 같은 프랑스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을 비롯해 쥘리아 크리스테바, 주디스 버틀러 같은 페미니스트 학자들까지, 얼굴을 비추는 세기의 지성들만 해도 수십 명에 달한다.
이 지식인들이 당대의 전통을 무너뜨렸듯이, 저자 로랑 비네도 ‘고고한 지식인’이라는 이들의 성역을 가차 없이 무너뜨린다. 작품 속에서 이들은 각자의 욕망과 이익을 좇는다. 서로를 비난하기도 하며, 독자들이 예상하지 못할 속물적인 인간상을 보이기도 한다. 언뜻 보면 저자의 이야기 전개 방식이 무례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당돌한 태도야말로 진짜 ‘신예 작가다운’ 면모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신예 작가의 ‘머리가 즐거운 소설’.
저자 로랑 비네는 데뷔작 『HHhH』로 공쿠르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바르가스 요사와 존 르 카레의 찬사를 받은 바 있다. 그가 5년 만에 다시 내놓은 두 번째 작품 『언어의 7번째 기능』 역시 프랑스 FNAC 소설상과 엥테랄리에 상을 받으며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시점이 다른 99개의 짤막한 장들이 그물처럼 엮인 구성 방식, 곳곳에 스리슬쩍 내비치는 복선들은 독자들에게 퍼즐을 맞춰 나가는 듯한 재미를 준다.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서술 기법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와 움베르토 에코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작정하고 독자를 웃기려 하는 대신에 적절하게 들어간 위트 역시 이 소설의 백미로 빼놓을 수 없다.
단순하지 않으면서도 신선한 작품을 원하던 독자들에게 『언어의 7번째 기능』은 ‘머리를 즐겁게 하는 독서’를 선사해줄 것이다.
<yes24 인용>
내가 직접 고른 흥미로웠던 문장들
욕망과 알코올, 일상에서 벗어난 새로운 환경, 프랑스인들이 해외여행에서 종종 마주하는 이국인들의 호감. 이 모든 것이 뒤섞여 수줍음 많은 시몽을 대범하게 만들었다. 아, 수줍은 대범함이라니! 파리에서는 절대로 상상하지 못했을 일이다...
시몽은 바로 이 순간 삶이란 연극이며, 지금이 가장 훌륭한 연기를 해야할 시점이라고 느꼈다.
“나는 이 여인을 둘러싼 풍경을 보고 싶다. 느낄 수 있지만 알지 못하는 그 풍경을 펼쳐보지 못한다면 나는 결코 만족할 수 없으리라.”
그녀는 치마를 걷어올리고 다리를 벌리며 말했다. “나를 사랑해줘요. 기계처럼 사랑해주세요.” “아! 아!” 비안카는 용광로에서 방금 꺼낸 듯 뜨겁고 단단한 시몽의 거기를 움켜쥐고 기계처럼 자신의 입에 연결했다. “Scopami come una macchina!기계처럼 나를 사랑해줘요”
시몽은 그녀 위에 몸을 눕히며 그녀의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멈췄고, 그녀의 안쪽에서 매끄러운 액체가 넘치도록 흘러나오는 것을 느끼며 만족스러워했다.
그런데 이런 수행적 기능이 앞서 예시로든 내용을 넘어서 그 이상을 수행한다고 생각해봅시다. 언어의 기능이 원래 허용된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무엇이든, 누구에게든, 어떤 상황에서든 더 많은 걸 하게 한다면.’
하지만 시몽은 7번째 기능에 대해 계속 생각했다. 야콥슨의 책을 다시 읽으면서 7번째 기능을 말하기 위해 복선을 깔아 둔 듯한 부분을 발견했는데. ‘마법적 혹은 주술적 기능’이라는 것이었다. ‘그 자리에 있지 않은, 혹은 살아 있지 않은 제 3의 인물을 능동적 메시지를 전할 대상으로 전환환 하는 것’이라고 정의되어 있었다.
‘이런 기능을 알게 된 사람, 그것을 마음대로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세계의 주인이 될 수 있겠죠, 그 힘은 무궁무진할 겁니다. 모든 선거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고 군중을 뜻대로 움직일 수 있을 것이며 혁명을 일으키고 여자를 유혹하고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물건을 팔 수 있을 것이고 제국을 건설하고 모든 땅을 차지하고 원하는 건 뭐든지, 어떤 상황에서든 차지할 수 있을 겁니다.'
가상의 소설가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만약 그렇다면 소설의 결말은 주인공의 손에 달려 있을 것이다. 주인공은 바로 나다. 아, 로만 야콥슨! (이런 것이었나?) 나는 시몽에르조그, 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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