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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

우리가 고아였을 때 by 가즈오 이시구로

by Hygge_! 2019.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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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 4/5

한줄평 : 이게 노벨상 작가구나...

 

 

 

'하지만 저는 많은 여자들이 선택하는 그런 결혼은 하고 싶지 않아요. 런던에서 채권을 팔거나 골프 같은 것에 온통 마음을 쏟는 그런 쓸모 없는 남자에게 내 모든 사랑과 정력을, 그리고 보잘 것 없는 것이라 해도 내 지성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요. 내가 결혼할 상대는 정말로 이 세상에 공헌할 사람일거예요. 인류라든가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서요... 나는 유쾌하고 예의 바르지만 도덕적으로 가치없는 남자에게 내 삶을 낭비해야 하는 운명 따위 받아들이지 않을 거예요.'

 

'아키라는 한동안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윽고 그가 말했다. “내 아들이 세상이 좋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을 때 나는...” 그는 고통 때문이거나 적절한 영어가 떠오르지 않아서거나 어느 쪽인지는 몰라도 말을 멈췄다. 그가 일본어로 무슨 말인가를 하다가 다시 영어로 말을 이었다. “나는 그 애와 함께 있고 싶어. 그 애를 돕고 싶어. 그 애가 세상의 실상을 알게 될 때 말이야.'

 

'프랑스 백작과의 삶이 진실로 상하이 선창으로 발을 내디딘 그날 그녀가 꿈꾼 삶이었을까? 왠지 그럴 것 같지 않다. 그녀가 임무에 대해 말하면서 그것을 회피하려는 시도가 소용없는 것이라고 했을 때 나에 대해서만큼이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으리라는 느낌이 든다. 이런 필생의 관심사에 속박 당하지 않고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의 운명은 사라진 부모의 그림자를 오랜 세월 뒤쫓으면서 고아로서 세상과 대면하는 것이다. 우리로서는 그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그 임무를 완수하려는 것외에 달리 길이 없다. 그러기전 까지는 마음의 평화를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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